깊어가는 가을, 더 늦기 전에 대학동기의 결혼을 핑계 삼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소백산 자락의 옛 전통을 간직하고, 전국 제 1의 사과주산지, 경북 영주이다.
학창시절부터 경북 영주는 부석사 무량수전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 등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간직한 곳으로 꼭 한번 여행을 떠나고 싶었던 곳이였다.
정빈이와 여행을 계획할 때 먼저 고려하는 부분이 숙소선택인데, 가을 단풍을 즐기기 위한 많은 관광객으로 2주 전부터 숙소는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다.
다행히 블로그의 도움으로 영주시내 깨끗하고 사용후기가 양호한 ‘케이스부띠크모텔’을 예약했다.
조식 서비스가 없었지만, 저렴하고 깨끗한 시설 때문에 고민 없이 예약했다.
오랜만에 여행으로 아침부터 정빈이는 들뜬 표정이였다.
오랜만에 여행으로 아침부터 정빈이는 들뜬 표정이였다.
영주까지의 이동시간으로 3시간정도였다.
중간 현풍휴게소에 들러 맛있는 것도 먹고, 도깨비공원에서 도깨비와 신나게 놀고, 도착할 때까지 푹 자고 일어났다.
먼저 찾아간 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건축물 ‘무량수전’이 있는 부석사였다.
먼저 찾아간 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건축물 ‘무량수전’이 있는 부석사였다.
봉황산 중턱에 있는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들어 화엄의 큰 가르침을 펴던 곳이다.
무량수전 뒤에는 ‘부석(浮石)’이라고 새겨져 있는 바위가 있는데, 『삼국유사』에 있는 설화를 보면,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그를 흠모한 여인 선묘가 용으로 변해 이곳까지 따라와서 줄곧 의상대사를 보호하면서 절을 지을 수 있게 도왔다고 한다. 이곳에 숨어 있던 도적떼를 선묘가 바위로 변해 물리친 후 무량수전 뒤에 내려 앉았다고 전한다.
무량수전은 부석사의 중심건물로 극락정토를 상징하는 아미타여래불상을 모시고 있다.
영주IC에서 편도 2차선 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려 도착했다.
영주IC에서 편도 2차선 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려 도착했다.
영주는 전국 제 1의 사과주산지이며, 때마침 부석사주차장에서는 '2016 영주사과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도로 옆으로 사과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를 보면서 다음에 정빈이와 함께 사과따기 체험을 하고 싶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부석사와 축제를 즐기기 찾아와서 입구는 혼잡했다.
입구 주변에 식당가에는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부석사로 향했다.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지만, 혼잡한 점심시간에는 산채비비밥만 주문할 수 있었다.
길 옆에는 사과와 송이버섯, 약초 등을 파시는 분들이 많이 있었고, 관광객들은 여기저기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부석사의 입장료는 성인기준 1,200원이고, 매표소에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길을 따라 30분정도 걸어가야 무량수전을 만날 수 있었다.
옆으로 알록달록 물든 단풍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맑은 공기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뒤늦게 알았지만, 천왕문에서 무량수전까지 108계단을 올라야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정빈이에게는 높은 계단이라서 앉고 올라갔다.
중앙 계단을 양 옆으로 펼쳐진 광경과 멀리 보이는 소백산맥 자락의 기운이 느껴졌다.
중간쯤 올랐을 때 시원한 약수를 먹으며 목을 축이고, 드디어 무량수전을 만날 수 있었다.
베흘림 기둥과 주심포 양식, 그동안 책으로만 배웠던 무량수전은 오래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늠름한 모습이였다.
아마 말없이 한동안 무량수전을 바라보았다.
경건함과 세월의 흔적과 옛 선조들의 지혜가 그대로 남아있었고, 다시한번 더 우리 선조들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
무량수전이 내려 보고 있는 소백산맥 자락의 광경은 한 폭의 그림같았다.
왜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하는 곳이지 알 수 있었다.
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이외에도 석등, 석조여래좌상, 삼층석탑, 조사당 등등 보물 및 국보 등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많이 있었다.
부석사에는 선조들의 세심한 부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첫 번째, ‘계단의 비밀’이다.
부석사의 계단은 아래쪽으로 갈수록 가로의 폭이 더 넓어져서 A자 모형의 형태를 뛰어 투시효과를 줘서 자연스럽게 동선을 위쪽으로 끌어당긴다고 한다.
두 번째, ‘안양루의 숨은 부처상’이다.
‘부석사 ’현판 주변 안양루 공포사이에 총 20개의 부처상이 있다.
약 25년 전 영주역사에 대해서 연구하던 박물관 학예사 박선홍씨 의해 처음 발견한 부석사 현판 밑 뒤편에 보이는 황금불상은 무량수전 토별의 금색이 햇빛에 반사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 외에는 많은 선조들의 지혜를 간직한 곳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옮겼다.
내려 올 때에는 계단보다는 계단 옆 둘레길을 이용해서 내려왔다.
부석사 주차장에서 '2016 영주사과축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사과시식 및 판매와 포토존, 홍보전시관, 사진인화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숙소 근처에 영주의 맛집인 ‘나들이’에서 유명한 쫄면을 먹고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