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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선정, 경북 영주 무섬마을(물 위에 떠 있는 섬)의 외나무다리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건축물 ‘무량수전’이 있는 부석사 & '2016 영주사과축제'를 둘러보고 영주여행의 1일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친구의 추천을 받은 영주호텔을 이용하고자 했지만,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다. 

방문후기를 읽어보고 미리 예약한 케이스부띠크 모텔에서 숙박을 했다.


다음날, 40분 거리에 있는 문경에서 대학동기의 결혼식이 있었다. 

정빈이와 여행을 하면서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했지만, 경북 영주에 와서 부석사만큼 꼭 들려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한 장의 사진에 반해서 찾게 된다.’는 무섬마을 :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 드라마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숙소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였고,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서둘러 준비해서 이동했다.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낙동강 줄기에는 강물이 산에 막혀 물돌이동을 만들어 낸 곳이 여럿 있다. 


안동의 하회마을, 예천의 회룡포, 영월의 선암마을과 청령포, 무주의 내도리마을 등이 마을의 3면이 물로 둘러 쌓여 흐르는 대표적인 물동이 마을이다. 

2013년 8월 문화재청으로부터 영주 무섬마을이 중요 민속 문화재로 지정, 현재 우리나라 중요 민속 문화재로 지정된 민속마을은 안동 하회마을, 제주 성읍민속마을, 경주 양동마을, 고성 왕곡마을, 아산 외암마을, 성주 한개마을, 영주 무섬마을 총 7개이다. 


일제 강점기, 31만세운동 이후 각 처에서 활동하던 애국지사들이 일본 경찰의 탄압과 감시를 피해 이곳으로 본거지를 옮기고 동네 주민들과 함께 아도서숙을 건립하여 애국 계몽운동과 독립운동을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 하여 무섬마을이라 불리며, 연꽃이 물 위에 떠있는 형국이라 하여 연화부수(蓮花浮水) 및 매화꽃이 땅에 떨어진 모습을 닮았다하여 매화낙지(梅花落地)라고도 불렀다. 


마을 주변을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과 서천이 휘돌아 흐르는 대표적인 물동이마을이다. 

무섬마을의 역사는 16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반남(潘南) 박씨인 휘(諱) 수가 처음 터를 잡은 후 선성(宣城) 김씨가 들어와 박씨 문중과 혼인하면서 오늘날까지 두 집안의 집성촌으로 남아있다. 

나의 본가가 반남 박씨인데 우리 조상 분들이 거주했던 곳이라서 놀랐다. 


40여 가구 전통가옥이 지붕을 맞대고 오순도순 마을을 이루는 무섬마을은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이 오롯이 남아있다. 

마을 내 고택정자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 고풍스런 옛 향취를 풍기고, 마을로 들어가는 수도교를 지나면 30년 전까지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던 유일한 통로, 외나무다리를 만날 수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내성천과 넓은 모래밭, 멀리보이는 단풍, 그리고 외나무다리는 최고의 광경이였다. 


산책길을 따라 외무다리가 있는 아래로 내려갔다. 

넓은 모래밭은 정빈이가 뛰어다니기에도 좋은 곳이였다. 

외나무다리는 어른 혼자서도 중심을 잃고 물에 빠질 수 있고 좁고 위험해 보였다.


맑은 물과 넓은 모래밭은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내기에는 모자랐다. 

장마철이 되면 다리가 물에 떠내려가서 새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옛날 방식 그대로 복원돼서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폭이 좁아서 반대편 사람과 맞부딪쳤을 때 비켜설 수 있는 보조공간이 중간중간에 마련되어 있었다.


무섬마을에는 외나무다리 이외에도 경북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인 ‘ㅁ’자형 전통가옥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반남박씨 입향조인 박수가 마을에 들어와 건립한 만죽재(晩竹齎)를 비롯해 총 9개 가옥이 경북문화재자료 및 경북민속자료로 지정, 100년이 넘는 16채 가옥이 남아있어 조상들의 자취와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마을입구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 공공 자전거 무인대여소가 있고, 무섬마을 고택촌에서 하룻밤 묵으려면 무섬마을 홈페이지(www.무섬마을.com), 영주시청 관광 산업과(054-639-6601)로 문의하면 된다.

자연의 정취와 고즈넉함이 살아있는 무섬마을, 잠시 여유 있게 쉬어가기 좋은 곳으로 적극 추천한다.
 

  
〈무섬에 와서 보니...〉 -최대봉-
  
무섬에 와서 보니 알겠네
메마른 눈짓이었을 뿐이었노라 떠나보낸 시간들이
여기 켜켜이 모래로 쌓이고
물길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는 것을
  
둘 데도 놓을 데도 없이 정처 없는 마음자리일 때
하도 외로운 발길이 하릴없이 물가로 향할 때
여기 
그리움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무섬에 와서 보니 알겠네
  
백년의 별빛이 해우당 지붕에 와송으로 피어나고
천년의 달빛이 물 위에 안개다리를 짓는
그 아득한 적멸 속에서도
나는 너의 웃음에 눈 감고
너의 눈물을 가두었다네
  
그러나, 오늘, 나
무섬에 와서 보니 알겠네
저물녘이면 강물도 모래와 더운 숨결로 몸을 섞고
밤새도 더러는 물을 건너 숲으로 가 뒤척인다는 것을
  
떠날 때는 돌아오지 않을 것을 다짐하지만
덧없이 흐르는 이 물가에 앉으면
그 눈빛 글썽이며 다시 돌아 와
너를 생각하네
오늘, 무섬 이 모래 둔덕에 앉아